사촌들의 현재와 미래의 이야기를 담습니다
화전풍양趙사촌회

사촌의 글 29

셋째 작은아버지에 대한 나의 기억

나에게 세째 작은아버지는 흥연, 범연사촌의 부친(南자 珍?자)이시다. 내가 대여섯 일곱살 쯤 어렸을 때, 큰댁(사방터-길골길 35)과 소나무(또는 갈참나무)울타리 하나 사이로 나란히 터잡고 살았다. 가끔 어머니와 작은 어머니가 음식이나 반찬을 울너머로  주고받던 기억이 있다. 개와 닭들은 수시로 울타리 밑을 들락거렸지만, 작은댁 삶의 모습이 궁금했던 나는 대문을 나와 바깥마당에서 왼쪽으로 이어지는 밭길을 돌아 작은댁에 가곤했다. 그때의 인상이 아련했던지 종종 꿈속에서 작은 댁을 찾는 길이 아슴프레 안개낀 가을 새벽 같았던 느낌이 아직도 생생하다.  울타리 옆에 디딜방앗간이 있었고 메주방아 찧을 때면 작은 어머니도 와서 돕던 기억, 방앗간 터진 벽을 너머 곧장 작은 댁으로 갈 수 있었던 어린 시절의 지름길..

사촌의 글 2025.01.30

눈이 오네 It's snowing!

설날 앞에 눈이 오네마음의 핸들 서툴러고향에 못가는 가슴 한 대마음이 낡은 몸 한 대부르릉 못 가는 변명으로눈이 내리네아무도 오지 않는현관 앞에눈이라도 사뿐사뿐 오네 내일은 눈송이처럼 훨훨 나를 마음같이눈만이라도 오네.  Before New Year's Day,It's snowing!a poor handler of the minda heart that can't go homean old-fashioned bodywith an excuse not to bleepIt's snowingNo one is coming.at the front doorat least your eyes are glazedIt's so easy!Like a snowflake tomorrowFeeling like a heartbeatAt..

사촌의 글 2025.01.28

고향에 가려면

어렸을 때 기억 하나쯤 절절해야 한다. 마음에 저장된 뜨거운 파일 하나 없이 고향을 찾는 건 무의미한 일이다. 가슴에 사무치는 원한이라도 있어야 한다. 그래야 고향은 따뜻한 가슴으로 맞이하거나 손사래라도 칠 것이다. 이젠 무조건 손잡아주는 고향이 아니다. 하다 못해 '고향사랑기부제'  하나라도 실행했어야 한다  고향의 돌멩이 하나, 나무 한 그루, 고향집 처마 밑의 아슴프레한 그늘 한자락 가슴 속에 남아 있어야 고향을 찾는 면이 선다. 논두렁 따라 흐르는 도랑물 소리 기억한다면 더 좋은 경우다. 텃밭의 고추나무나 옥수수, 콩나무 우거진 기억이 있다면 더더욱 좋은 구실이다. 만약 어느 한 사람 오랜 기억 속에서 사라지지 않는 정(情)이 있다면 그 보다 좋은 경우는 없을 듯하다.  고향의 사물들이 애틋하기는..

사촌의 글 2025.01.26

푸른 뱀 a blue snake

하늘을 지붕으로 삼고 땅을 침대로 쓰는 그에게 사소한 비바람은 선풍기나 다름없었다. 숲은 이불이었으며 꽃이 있는 풀은 요에 불과했다. 종종 꽃을 바라보며 아름답는 생각을 했지만, 혀로 냄새를 맡아야 하는 운명 앞에서 이빨에 독을 예비하지 않고는 숱한 유혹으로부터 자신을 지킬 수가 없었다.     그를 유혹하는 건 새 알과 들쥐같은 힘 없고 빽 없는 무지렁이 순수(純粹)들이었다. 그 자신은 교활하고 지능적이었으므로 일상생활을 영위하려면 끝없이 순수물을 섭취해야만 했기 때문이다. 순수도 지나치게 섭취하면 독이 되는 것일까. 매끈한 피부와 유연해진 몸매로 빛이 나던 그는 더 이상 배로 땅을 기어다니는 배지기 인생을 달가와하지 않았다.  푸른 하늘을 나는 청룡(靑龍)을 꿈꾸기 시작했다. 몸을 푸르게 만들기 위해..

사촌의 글 2025.01.24

넷째 작은아버지에 대한 나의 기억

6형제 중에서 네 번째 작은 아버지는 南자 鎬자 인데요. 鎬자가  한자로 맞는지 모르겠네요. 아들 재현 사촌에게 확인해 봐야 겠어요. 남호 작은 아버지는 학자 타입의 박식한 분이셨어요. 특히 역사(韓國歷史)에 조예가 깊었지요. 사방터 큰집에서  함께 사실 때가 작은 어머니와의 신혼 때였고, 봄노리 지금의 효연 사촌집 앞 부근으로 분가해서 사실 때는 가끔 찾아가 뵈었지요. 어느 겨울날이었습니다. 몸이 편찮으셔서 방안 화롯가에 계셨는데, 조선시대 왕 이야기를 조곤조곤 마치 선생님이 수업하듯 들려 주었지요. 목소리가 차분하고 다감한 분이셔서 듣고 있으면 저절로 귀가 기울여지고, 시간 가는 줄 모를 정도였이요. 바깥 출입을 잘 안하시니까 찾아가면 반가운 얼굴로 그렇게 학습에 도움이 될 만큼 역사 이야기를 들려 ..

사촌의 글 2025.01.02

타임캡슐 고향 HOME IS A TIMECAPSULE

고향은 밀봉 되지 않은 타임캡슐오랜만에 돌아가 보면들과 산에시냇가 굽이굽이신작로와 좁다란 솔길까지저장 되어 있는 기억들이 솟아나온다유튜브 동영상 같이숏폼 화면처럼싫증날 겨를 없이 재생된다 버들개지 꺾어들고 살얼음 디디던 이른 봄 개울이물방뚱지 맑은 물에 발가벗은 몸뚱이 던져 넣는 여름을 건너볏짚 낟가리 위에 올라 슈퍼맨처럼 뛰어내리던 가을  속으로정강이 빠지는 마당의 눈을 굴려 눈사람 만들던 겨울이 하얗게사륵사륵 갈나무 울타리 아래 어머니의 장독대에 쌓이는 밤이 꿈처럼 길던고향의 사계절 윗마을 돌담너머 옥순이의 목소리가 꾀꼬리  날으고까무잡잡 아이들 속에 백설공주 같은 복순이가 이사를 가고개울 건너 마을 동갑내기 사촌이 어깨동무 유년시절이 푸르러넷째 작은아버지의 콜록이던 단칸방 조선의 역사가 5백년을 지..

사촌의 글 2024.11.19

다섯째 작은아버지에 대한 내 유년의 기억

작은 아버지  6형제들 중에서 다섯 째인 南자 弼자 작은아비지(허리원:백*, 연*, 극*, 지*-*준 사촌의 부친)에 대한 기억은 특별한 데가 있다. 큰댁 두 번째 조카인 내(成衍)게 학문적(學問的), 문학적(文學的) 영향을 크게 끼친 분이기 때문이다. 영어와 수학을 당시 사방터 본가에서 함께 살던 삼촌으로부터 알밤 꿀밤 맞아가며 배웠기 때문이기도 하다. 영특한 기질을 지닌 분이라 매사에 분명했고, 지적(知的)인 사고(思考)가 몸에 배어 있었다. 시간을 묻는 영문 "What time have you?" 가 선명하게 생각나고, 삼촌의 영어책 뒤에 적은 '아! 인생이란 무엇인가'란 한글 문장이 기억에 또렷이 담겨 있다. 꾸지람 받아가며 영어 수학을 배웠지만, 그후 영어를 좋아하게 되었고, 한글 문장은 시(詩..

사촌의 글 2024.11.17

막내 작은아버지에 관한 내 유년 시절의 기억

우선 개인적으로 회상하는 6형제 아버지들 중에 막내인 南자 時(?)자 작은 아버지에 대한 나(成衍사촌)의 어릴 때 기억을 더듬어 보는데요. 이 보다 더 먼저 남시 작은 아버지와 자제분인 철*, 상* 사촌의 양해를 바라마지 않습니다. (미리 기록 허락을 받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모든 작은아버지들에 대한 기억을 써 나갈 참인데요. 부득이 막내작은아버지부터 시작하는 건 현존해 계시는 데다 기억의 시간으로따지면 가장 최근에 해당하기 때문이고요. 그러므로 또한 생생하게 많기도 하고요.~^^*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여름 장마철에 작은아버지께서 만드신 수수깡 물레방아인데요. 내 기억으로 아래 그림과 같이 만들어졌던 것 같아요. 큰댁에서 할아버지 할머니 南자 淳자 큰아버지 내외, 삼촌인 南자 弼자 작은아버지와 맏사..

사촌의 글 2024.10.27

국립중앙도서관

국립중앙도서관 www.nl.go.kr/ 에 우리 사촌들이 펴낸 책이 소장 되어 있다. 언제나 들어가서 검색할 수 있다. 서책으로 소장된 것인지, 아니면 디지털 데이터로 소장된 것인지 모르겠지만, 언제 가서 확인해 볼 일이다. 먼 훗날 자손들이 중앙국립도서관에 가면 선친(先親? ㅋㅋ)의 책을 찾아서 열람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른바 '뼈대 있는 가문'이라면 대대로 내려오는 산친들의 어록(語錄)이나 문집(文集) 한 두권 있을진대, 우리 사촌들이 그 기틀을 마련하지 않았나 싶어 괜스레 뿌듯해진다. 사실 우리 사촌들의 선친께서 남겨 주신 서책이 한 권 없고 보니 서운하기가 이를데 없었다. 이제 우리 사촌이 어떤 일을 이루어 놓았는지 돌아보면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사촌의 글 2024.09.25

mp3

겨울나그네60 2024. 7. 28. 11:33  유년시절엔 트렌지스터 라디오에서 흘러 나오는 음악을 듣고 자랐다. 녹음기는 국민학교(초등교) 시절 월남전에 참전했던 이웃 아저씨가 귀국하면서가져온 릴녹음기를 처음 접했다.양쪽에 둥근 바퀴 모양의 릴 테입이 회전하면서목소리와 하모니카 소리가 녹음되고 똑같은 소리가 무한 재생되는 녹음기는그야말 귀가 번쩍뜨이게 하는 신혁명 사건이었다.한번도 접해본 적이 없는신기한 마법 소리통을 유년 초등생들에게 보고 들려주기 위해서 선생님이이웃 아저씨를 초대하여 신세계를 경험하게 해준 깊은 뜻이었다.  그 후 80년대 스마트하고 축소된 카세트 테입이 들어가는 녹음기가 국내전자제품 회사에서 개발되어 대중에게 보급되어 이어폰을 끼고 음악 감상에젖어보는 호사를 누렸다. 그리고 반복..

사촌의 글 2024.08.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