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촌들의 현재와 미래의 이야기를 담습니다
화전풍양趙사촌회

조영준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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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선인 아르바이트 하고 있어? “ 지은은 그녀의 질문에 답하지 않고 되물었다. "응!" 그녀가 한층 조그만 소리로 대답했다. "어째 대답이 시원찮다. 아르바이트가 힘들어?" "아니? 제과점에서 일하거든 .. 별로 힘든 건 없어?" "다행이다 힘들지 않다니 .. 난 스키장에서 일해 . 스키렌탈하는 건데 재미있어. 여기 있으면 연예인들도 많이 본다? 쨈, 이승철 , 이승환, 김혜수 등등 못 본 연예인들이 없어..한 번 놀러 와라 내가 연예인들 소개 시켜 줄께.." "진짜루 나 놀러가도 돼? " 그녀는 다소 억양이 높은 소리로 물었지만 내심 그렇게 많은 관심은 없는 듯 했다. 자신의 아르바이트와 또 아직까지는 스키라는 스포츠가 그녀에겐 낯설게 느껴졌다. "놀러와 내가 희선이한테 허풍떠는 거 봤어? 난 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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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어서와." 지은이 누워 있다가 몸을 일으켜 벽에 기대어 앉으며 그를 반겼다. "언제 왔어?" "3일전에 왔지 방학도 하고 해서 내려왔지 뭐!" "어때 ? 학교생활은 재밌어? 여자 친구는 사귀었구?" 성운이 궁금한 듯 물었다. "한 가지씩 물어라 난 뭐 입이 세 개쯤 되는 줄 알아? 학교생활은 그저 그래 아직 뭐가 뭔지도 잘 모르겠고.. 여자 친구는 .....있지.. 나처럼 잘생긴 놈아가 여자 친구가 없으면 되겠어?" 그가 다소 으쓱한 말투로 말했다. 그러자 성운은 놀란 듯 눈을 휘둥그레 뜨며 또 캐물었다. "와~ 그래? 조지 성공했구나? 어떤 친군데? 예쁘냐? 몸매는 잘빠졌어?" "그럼 잘 빠졌지 내 눈이 얼마나 높은데.. G전문대생인데 착하고 예뻐.." "하핫~~!! 어디서 눈먼 가시나 하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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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 나간 손님들 테이블을 치우며 희선이 대답했다. "그럼 우리 밖에서 만날까? 맛있는거 먹으러 가자!.." 재환이 카운터에 앉아있는 자신의 어머니 눈치를 슬금슬금 보며 말했다. "그래라 어차피 내일은 내가 어디 좀 갖다 와야 하니깐 ... 둘이 같이 바람좀 쐬고 그래라!." 베이커리 가게는 연말연시 연휴 때가 피크지만 그의 어머닌 모처럼 친정인 경주를 다녀올 예정이라며 그의 아들의 염려를 덜어주었다. 거리엔 저마다 새로운 출발을 다짐하듯 사람들의 표정이 밝았다. 파란 색동 한복을 입은 꼬마가 아빠의 손을 잡고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끌려가듯 걸어가고 있었고 가게들마다 아직 크리스마스 추리의 반짝이는 꼬마전구가 빛을 바랬다. 거리에 울리는 캐롤송과 함께 연말연시 분위기를 한층 더해주고 있었다. "희선아 잠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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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냐 내가 진심으로 그러겠어? 우리 희선이 있는 곳이라면 지구 끝인들 못가겠어?" 희선의 눈을 지그시 바라보며 말하는 그의 표정은 그녀의 토라진 마음을 무모화 시키기엔 충분했다. 그런 희선의 모습이 지은은 더욱 사랑스럽게만 느껴졌다. 그들은 커피가 다 식을 때까지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며 시간의 흐름을 아쉬워했다. 그들이 다방을 나온 건 점심시간이 되자 식후 커피 한 잔을 마시러오는 사람들에 밀려 쫓겨나다시피 나왔지만 어차피 차 시간도 다된 시간이었다. 그녀와의 헤어짐이 아쉬운 듯 차가 출발하려 부릉부릉 거릴 때서야 차에 올랐다. 그들의 헤어짐을 망설이듯 버스는 몇 번을 멈칫멈칫 하다 손 흔드는 희선을 외면하 듯 터미널을 벗어났다. "전화할께!" 그는 입모양을 크게 하고 말하며 손 흔드는 그녀에게 윙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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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입생 환영회 때 이 쟁점은 결정나고 만 것이다. "야! 신입생 중에 조 지은이란 아가씨가 누구냐?" 키가 크고 앞가름마를 2:8로 한 3학년의 선배가 신입생들을 향해 소리쳤다. 순간 그의 눈에 탄탄하게 벌어진 어깨에 도저히 여자얼굴이라 볼 수 없는 휑한 모습의 사나이가 일어서는 모습이 보였다. 그였다. 순간! "와 오늘 코가 삐뚜러지겠는데?" 선배들 무리에서 시끌벅적하게 환호성과 함께 알 수 없는 야유가 터져 나왔다. "야! 너가 지은이란 말이야?" 앞가름마의 선배가 심드렁하게 물었다. "예 제가 조 지은 입니다." 무슨 영문인지 몰라 어정쩡하게 대답하는 그였다. "야!! 임마 누가 여자이름 달구다니래 응?.. 너 땜시 오늘 책값 날아가게 생겼잖아!..짜슥아!.." " 죄송합니다" 어느정도 짐작을 하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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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선아!.." "응?" 잠시 침묵을 지키던 그는 조그만 목소리로 차분하게 말했다. "난 사실... 너만 ... 너만 보고있으면 음.. 뭐랄까 그냥 아무 조건 없이 기분이 좋아지고 세상을 다 얻은 것 같은 기분이 들어!.. 아마 이것이 남들이 흔히들 말하는 사랑이라는 감정인가 봐!.." 말이 끝나자 그는 귓불 뒤에서 부터 오는 떨림이 그의 심장까지 전해지는 이상한 느낌을 받았다. 그렇게 싫지 않은 느낌이었다. 잠시 침묵이 흘렀다. 그는 천천히 몸을 일으켜 그녀의 입술에 입을 맞췄다. 그녀는 조금 망설이는 듯 하였으나 그 의 사랑을 갈구하는 몸짓에 그를 받아들였다. 그녀의 입술이 열리는 순간 그는 황홀함에 사로잡혀 버렸다. 그 순간만은 그는 왕이었다. 세상의 모든 것을 다 소유한 부러울 것 없는 강한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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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안 추워?" 그가 추워 보이는 그녀에게 물었다. "조금 춥지만 괜찮아.." 지은은 자신의 머플러를 그녀에게 벗어주곤 바람이 불어오는 방향에 앉았다. 그리고 자신의 안주머니에서 하모니카를 꺼냈다. 하모니카에선 김현식의 추억만들기란 노래의 선율이 바닷바람을 타고 울려 퍼졌다. 아름다운 선율이었다. 그는 초등학교 때부터 그의 형이 사준 하모니카를 불었었기 때문에 그가 아는 웬만한 노래는 악보 없이 불 수 있는 실력을 갖추고 있었다. 아름다운 선율이 멈추자 희선은 함박웃음을 머금고 박수를 쳐 그의 연주에 보답했다. 기교를 부려가며 부는 그의 하모니카 소리는 감미로우면서 외로움을 대변한다는 겨울바다에 어울리는 소리였다. 겨울이라 땅거미가 쉽게 밀려 왔다. 해가지는 모습을 지켜보고는 그들은 회집에서 간단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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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재빨리 피로회복제드링크를 따서 드리며 아양을 떨었다. 지은이 아저씨를 설득하고 있을 때 희선이 막 버스에 올랐다. "죄송합니다..." 희선은 아저씨한테 고개를 숙여 감사를 표하고는 자리로 돌아갔다. "아저씨 감사합니다. 아저씨도 저 못지않게 젠틀맨이시네요?" 버스안에 있는 다른 사람들도 지은의 말에 한바탕 웃어 제꼈다. 지은은 버스 에 타고 있던 고독스런 여자가 웃는 것을 보았다. 그는 내심 안심이 되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그것은 아직 고독의 여인이 웃을 수 있는 여유는 남아 있다는 데에 대한 안도의 마음에서 였다. 그 웃음을 뒤로 하고 버스는 지체된 시간을 만회하려 급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여기 냉수 대령 했사옵니다. 쭈욱 들이키시죠.." "고마와요!" 지은이 공손히 주는 물을 마시고는 그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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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를 타며 그렇게 설레는 기분은 중학교 수학여행 때를 제외하고는 처음인 그였다. 한참을 잡다한 애기를 하던 그녀는 어느새 새근새근 잠이 들어 버렸다. 버스 옆자리엔 금슬 좋아 보이는 노부부가 앉아 있었고 그 앞에 마치 수많은 고독을 그녀만이 짊어지고 있는 듯 고독하게 창밖을 쓸쓸히 바라보고 있는 20대 후반의 여자가 타고 있었다. 검은 코트에 흰색 머플러를 자연스레 걸친 그녀의 모습이 아름다워 보였다. 그는 문득 그녀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 까 하는 궁금증이 몰려왔다. 그녀주변에 대여섯명의 사람들의 머리가 의자위로 빼꼼히 보였다. 버스가 한참을 가속을 내며 영원히 멈추지 않을 것처럼 달리고 있을 때였다. "지은아! 나 물마시고 싶어!" 언제 깼는지 그녀가 갈증 나는 듯 얼굴을 찌푸리며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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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이놈아 원 정작 자식놈은 걱정하나 없이 놀고 있는데 말이다..." 지은은 너무도 의외였다. 그리고 순간 깨달았다. 아버지의 사랑은 그런 것이구나 하고... 무뚝뚝한 표정 뒤로 숨겨진 사랑은 그렇게 깊은 것이며 그 어떤 사랑보다도 값진 것이란 것을 ... 그는 그일 후로 아버지의 존재를 서서히 깨닫기 시작했다. 그는 여러 가지 복잡한 마음이 밀려오며 더욱 더 마음이 심란해 졌다. 전화를 끊은 그는 걸음을 재촉해 많은 인파속으로 모습을 감추어버렸다. 그 설명할 수 없는 부끄러움을 인파 속에 묻고 싶었던 것이다. 날씨가 추워지는가 싶더니 어느새 겨울 방학이 다가 왔다. 기말고사를 치르느라 지은과 희선은 며칠간 전화통화만 했을 뿐이다. 그네들은 방학의 들뜸과 시험에서의 해방감에 젖어 얼굴에 함박웃음을 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