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던지 말던지 오지 말래도 올 봄이건만 왜 봄을 닦달하는지.....그 건 와야할 텐데 아직 늑장인 봄한테 유감 있어서, 예감 없어도 있는 척 하고 싶어서, 그러면 마음에 먼저 와 닿는 봄의 섬섬옥수 있다는 거 알고 있어서 괜한 심통 부리나 응짜 한 번 부려보나, 막무가내 행짜를 부리면 나른히 졸던 봄이 부스스 눈곱 떼며 일어나 올까 싶어, 작년 봄에 우리 사촌들이 할려다가 못한 수다, 다시 해보고 싶었던 고향 타령, 해도 그만 안해도 그만인 덕담(德談)마디 마디 꽃이라도 피워볼까 싶어서..... 어느 사촌이 옆 사촌에게 사발 막걸리 건넸는지, 무릎에 엎질러서 술향기를 풍겼는지 일파만파 소문이라도 싹 틔워볼까 말까 망설이고 그만두고 다시 하고픈 싱숭생숭 따스한 햇살로 도배하는 봄날.......일자(一字) 소식 없는 사촌이 그리워...너도 지 잘난 맛에 살아제끼냐? 술잔이 없어서 주둥이가 헛헛하냐^^? 심통을 부리면 필동말동 새침한 꽃들이 잠시만요! 잠시만요! 사촌의 집집마다 꽃 소식 전할께요. 나(春)는 계절의 전령(傳令), 내 겨드랑이에 당신들을 넣어두죠. 내가 민들레 갓털 날리면 함께 공중부양 하시죠. 봄이 치맛자락 펄럭인다. 안 왔으면 큰일 날뻔한 봄이 종아리 팔 걷어부치고 달려올 기세다. 반기지 않아도 부츠도 안 벗은 채 올 나간 살빛 스타킹을 신은 채 배시시 웃을 것 같다. 무차별 쪽쪽쪽 입질할지도 몰라, 양치질하고 껌까지 씹는다. 사람으로 살다 보면 봄도 기절할 향기를 찾는다 만든다 바른 사람으로 살다 보면 봄도얼굴이덮어 썼던 연두색 스카프를 풀어버린다. 화전(花田)에서 뒹굴던 꽃 원피스 발 아래로 내리고, 수양버들 늘어진 수면위로 흘러갈지 모르나. 모른 게 한두 가질까. 봄의 복숭아뼈를 본 적 있는 사촌이여 손들어 보시오. 봄의 부드러운 어깨에 손바닥 얹어 본 사람 저요! 저요! 소리쳐 보시오. 헐~ 봄이 점점 더워지네요. 햇살을 사정없이 퍼붓네요. 잠자던 꽃들이 우와~! 일어나 칭기에 당도하겠어요. 현과눈으로 쳐들어 오겠어요. 우리 사촌님들 봄이 왔을 때 잡아 두시오. 올 살지는 못해도 신발을 감춰 머무르게 합시다. 갈 때쯤엔 양말도 안 신고 가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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